이달 1일 이후 공석이던 충북체육회 사무처장에 홍승원(58) 진천부군수가 내정되자 지역 체육회가 반발하고 나섰다.

충북도는 26일 "충북도체육회장인 이시종 지사가 후임 사무처장에 홍 부군수를 내정했다"며 "체육발전 기여도, 개혁성, 공무담임 연령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 전문체육인 3∼4명과 도청 국장급 4∼5명, 부단체장급(부시장·부군수) 2∼3명을 대상으로 적임자를 선발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밝혔다.

4급 서기관이 2∼3급인 체육회 사무처장에 임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충주 출신인 홍 내정자는 충주고를 졸업한 뒤 노인장애인복지과장, 충북도 환경정책과장, 체육진흥과장 등을 역임했다.

체육회는 다음달 3일 이사회를 열어 이시종 지사가 추천한 홍 내정자를 사무처장으로 선임할 방침이다.

사무처장으로 임명되려면 이사회에 출석한 이사의 과반수가 찬성해야 한다.

윤영현 행정국장은 "홍 내정자는 행정경험이 풍부하고 성품이 유순하면서도 강한 추진력을 겸비하고 있다"며 "도 체육과장으로 일하면서 체육에 대한 이해와 지식도 매우 폭넓게 습득한 인물"이라고 평했다.

윤 국장은 "전문체육인은 제도상 겸직이나 휴직 등 사유로 전임직인 사무처장에 임명할 수 없다는 판단을 했다"며 "도청 재직공무원의 경우도 공로연수를 2년 가량 남긴 사무처장 희망자가 없었고, (국장급은)모두 공로연수 1년 이내인 상황이어서 역시 적합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이시종 지사가 '비체육인'을 내정한 배경에는 전국소년체전과 도민체전을 앞두고 지역 체육계가 '임명 동의안 부결'이라는 무리수를 두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홍 내정자의 원만한 성품과 남다른 포용력도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전임자인 유경철 전 사무처장이 지난달 30일 퇴임한 이후 '체육인을 사무처장에 앉혀야 한다'고 주장하던 지역체육계는 홍 부군수가 내정되자 이를 철회해 줄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가맹경기단체회장과 전무이사협의회 등 지역 체육계는 "6개월동안 체육과장을 역임한 홍 내정자가 체육행정에 대한 이해도나 현장행정에 얼마나 밝을지 의심스럽다"며 "지역 체육계의 화합과 발전을 위한 적임자를 다시 물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체육인들의 요구가 묵살될 경우 집단사퇴는 물론 이사회 임명동의안을 부결시키겠다"며 "이런 지역 체육인들의 공식입장을 이른 시일 내에 임명권자인 이시종 지사에게 전달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홍 내정자는 "앞으로 동의가 돼 임명된다면 원로체육인들과 체육회 이사들을 비롯한 각 가맹단체장들과 함께 충북체육계의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한 뒤 합심해 하나하나 바로 잡아나가는 등 화합과 안정에 중점을 두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홍 내정자는 이어 "'비체육인'이라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항상 공부하는 자세로 체육계 선후배들에게 자문을 구할 것"이라며 "특히 체육계가 한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낮은 자세로 열심히 일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