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용 경찰청장이 조식 쇄신을 위해 한곳에 오랫동안 근무한 경찰관을 순환 인사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하면서 직원들 사이에 비상이 걸렸다.

6월14일 경찰에 따르면 김기용 경찰청장은 취임 뒤 강도 높은 조직 쇄신을 추진, 지난 6월11일 '경찰 쇄신안 및 하반기 역점 추진 방향'을 발표했다.

경찰이 발표한 내용은 크게 두 가지다. 경찰 내부비리 척결을 위해 외부 통제시스템을 강화하고, 112신고 대응체계 개편으로 민생치안을 확립하는 것이다.

우선 경찰은 비리 척결을 위해 ▲외부인사 중심의 '시민감찰위원회' 설치 ▲본청과 지방청에 '내부비리 전담수사부서' 신설 ▲상습 금품수수자 '징계부가금' 가중 부과 ▲장기근무자 '순환인사시스템' 마련 등을 추진한다.

112신고 대응체계 개편을 위해서는 ▲경찰 관련 비긴급 민원전화 통합콜센터 182 신설 ▲허위신고에 대한 형사입건과 손해배상 청구를 확대할 방침이다.

▲조직·주취·갈취·학교·성폭력 등 5대 폭력범죄 척결 ▲경찰청과 지방청 인력의 일선 현장 보강으로 치안대책 강화도 추진할 계획이다.

경찰의 이 같은 강력 조직 쇄신안에 직원 대부분이 강한 신뢰와 함께 지지를 나타내는 것은 물론 치안정책의 직접적인 수혜자인 국민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문제는 경찰이 내부의 부패와 비리 요인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조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마련한 '순환인사시스템'에 대한 직원들의 반발이 만만찮다는 것이다.

경찰은 '순환인사시스템'을 마련해 한 경찰서나 부서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경찰관을 다른 곳으로 인사 조치할 방침이다.

하지만 10년 이상 장기근무자가 상당수이고, 인사 뒤 업무 숙달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치안 공백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장기근무자 대부분이 어느 정도 전문성이 필요한 정보와 외사, 보안, 수사 등의 부서에 있는 인원으로 업무 공백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 충북의 A경찰서는 10년 이상 장기근무자가 100여 명에 달하고 있다. B경찰서의 한 부서는 전원에 가까운 6명이 해당자로 인사를 앞두고 부서 전체가 초상집 분위기다.

한 경찰관은 "조직의 변화를 위해서는 필요한 조치라고 보지만 무턱대고 비리를 차단한다며 장기근무자를 인사 조치하는 것은 마치 이들을 비리를 저지른 사람으로 낙인찍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나타냈다.

또 다른 직원은 "장기근무자 대부분이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베테랑인데 무조건 내보낸다고 하면 업무 공백이 불가피하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국민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경찰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모두가 감수해야 한다는 긍정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 경찰은 "어느 조직이든 변화나 혁신의 바람이 불면 내부 반발이 있다"면서 "우리의 목소리를 당당히 내고 경찰의 존재 이유를 다시 한번 새기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일 아니겠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