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지방경찰청이 내부비리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도입한 '순환인사시스템'에 대한 직원들의 불만이 높아지자 제도개선을 내놨다.

10년 이상 한곳에서 근무한 경찰관을 모두 순환 인사하겠다는 애초의 방침에서 몇 가지 예외 조항을 만들어 차별을 두는 방침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충북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김기용 경찰청장은 취임 뒤 강도 높은 조직 쇄신을 추진, 지난 6월11일 '경찰 쇄신안 및 하반기 역점 추진 방향'을 발표했다.

경찰이 발표한 내용은 크게 두 가지다.

경찰 내부비리 척결을 위해 외부 통제시스템을 강화하고, 112신고 대응체계 개편으로 민생치안을 확립하는 것이다.

이 가운데 경찰은 내부의 부패와 비리 요인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조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순환인사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경찰의 이 같은 방침이 발표되자 일선 직원들이 강력히 반발하면서 경찰 내부 게시판에는 연일 이런 조치를 비판하는 글이 수백 개씩 올라오고 있다.

더욱이 '순환인사시스템' 해당자들은 자신의 불안한 거취에 일손마저 놓고 있는 등 경찰 내부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

급기야 경찰에서는 직원들의 강한 반발과 함께 내부 분위기마저 어수선해지자 수습책을 내놓고 내부 단속에 들어갔다.

경찰이 내놓은 수습책은 자녀 교육 등을 고려해 10년 이상 장기근무자 가운데 3명 이상의 자녀가 있는 직원은 이번 조치에서 제외한다는 것이다.

정년이 5년 이내로 남은 직원과 공상자, 다른 기관 파견이나 업무지원, 휴직자, 징계계류 중이거나 징계로 정직인 직원도 '순환인사시스템'에서 빼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경찰의 이 같은 변경된 조치로 충북경찰의 '순환인사시스템' 해당자(15년 이상 장기근무자·경위급) 300여 명 가운데 상당수가 혜택을 보게 됐다.

그러나 이런 혜택조차 받지 못한 직원들은 하루아침에 자리를 옮겨야 할 처지에 놓이며 극심한 스트레스는 물론 승진 등에서 불이익을 받을까 그야말로 울상이다.

한 직원은 "이럴 줄 알았으면 아이라도 하나 더 낳는 것인데 답답하기만 하다"면서 "그나마 가까운 곳으로 자리를 옮겨 출퇴근이라도 편하게 했으면 좋겠다"며 불만 섞인 농담을 건넸다.

충북경찰청 관계자는 "예외 조항으로 혜택을 받는 직원들이 정확히 몇 명인지는 현재 파악 중인 상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