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동지도 지나고 이제 올 한해도 열흘이 채 남지 않았다.

해마다 이맘 때 쯤 되면 흔히들 한해가 시작한지 어저께 같은데 벌써 또 한해가 저물어가고 있다며 아쉬움을 토하곤 한다.

이는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이 세월의 흐름을 느끼지 못하고 앞만보고 열심히 살았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가는 세월에 대한 미련과 인생의 덧없음에 대한 함축적 표현이다.

지난 4.11 총선에 이어 12월 19일 제 18대 대통령 선거로 올해는 20년 만에 총선과 대선이 함께 있는 관계로 국내 정치의 열기가 뜨거워 정치인 뿐만 아니라 모두가 더 바쁘고 빠르게 지나갔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

선거가 있으면 우체국도 가장 바쁜 기관 중 하나인데 부재자 투표 우편물을 시작으로 선거공보, 투표안내문, 기타 선거관련 우편물을 정해진 기간 내에 배달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전 국민의 열기와 치열한 경쟁 속에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선택받아 당선되신 분은 우리나라 최초 여성대통령 이라는 찬사와 함께 여러 면에서 ‘최초’라는 찬란한 수식어를 받으며 세계적인 관심과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선거와 연말연시 우편물 등 바쁜 일정을 끝내고 한해를 보내면서 어떻게 하면 가는 해를 즐겁고 아름답게 마무리할까 직원들과 논의 끝에 어려운 이웃을 찾아 봉사활동을 하기로 하였다.
봉사활동 장소는 관계기관에 문의하여 백곡면에 있는 「가나안 복지마을」에서 음식을 제공하는 봉사를 하기로 하였다.

이곳은 노인 장기 요양 보험법에 의거 장기 요양 인정의 신청자격을 갖춘 자로서 등급 판정을 받은 사람들이 대부분이나 그렇지 않은 분도 계신다고 한다.

봉사활동이라 참여할 인원과 직원을 따로 정하지 않고 자발적으로 참여토록 하고 약속된 시간에 맞춰 나가보니 많은 직원들이 나와 준비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흐뭇하기도 하고 그동안 발견하지 못한 아름다운 직원들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스스로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그런지 몰라도 직원들 모습이 평소보다 맑고 밝아보였음은 비단 필자만이 아닌 참여한 모든 사람들의 느낌이었으리라고 본다.

복지마을에 도착하여 원장님을 비롯한 관계자분들과 인사를 나누고 안내자를 따라 방마다 둘러보며 어르신들의 손을 잡고 인사를 드리니 모두들 감사하다며 즐거워하셨다.

시설을 둘러보며 느낀 것은 대체적으로 깨끗하고 깔끔하게 정리정돈 되어있고 어르신들 표정이 평안하고 밝아보였다.

관계자들에게 보고 느낀 대로 이야기를 하니 대부분 시설에 처음 오면 새롭고 낯선 환경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감을 나타내기도 하고 가족들과 헤어져 생활해야 하는 신세한탄 내지는 자식들에 대한 원망으로 표정이 어둡다고 한다.

그렇지만 차츰 지내면서 복지마을의 체계적이고 다양한 프로그램에 따른 관계자분들의 천사처럼 정성어린 보살핌에다 수시로 봉사활동 나오는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웃음도 찾고 평안해한다는 말에 감사와 존경심이 절로 나왔다.

음식을 준비하는 동안 어르신들에게 인사말씀을 드리자 옆에서 누군가 노래를 불러 드리면 좋아하신다고 귀띔을 하기에 용기를 내기로 하였다.

즉석에서 애창곡 3곡을 부르고 직원들도 차례로 불러 드리니 어르신들도 함께 박수도 치고 즐거워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봉사도 있구나 깨닫게 되었다.

관계자에 의하면 봉사의 손길은 크게 재능봉사와 노력 봉사가 있는데 재능봉사는 말 그대로 갖고 있는 재능으로 즐겁게 해드리는 것이고 노력봉사는 목욕, 미용, 의료, 청소봉사 등으로 시간을 내어 봉사활동을 할 수 있다고 한다.

「가나안 복지마을」의 당면 과제와 소원은 2013년 4월부터 신규장기요양법의 적용을 받아 1인당 침실면적의 변경으로 현재의 45명 정원에서 29명으로 줄어 건물증축이 불가피하다며 뜻있는 많은 분들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고 한다.

가나안 복지 마을에 계신 어르신들을 보며 우리들 삶과 인생의 생로병사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저분들의 모습이 불과 얼마 후 우리들 모습이고 인생 일련의 과정이라 상상하니 노인복지 정책은 점점 더 확대되고 최고 우선시 되어야하며 미래정부의 과제다.

임진년 한해를 보내며 직원들과 함께 작은 봉사활동을 하면서 우리들 미래는 나눔과 배려하는 사회가 되어야 모두가 즐겁고 행복한 세상이 된다는 평범한 사실을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