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4대강사업 대상지인 진천 백곡지(池)의 둑을 2m 더 올리는 원안을 강행함으로써 '1.5m'를 고수하던 충북도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3월29일 농림수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백곡저수지 둑높이기 토목공사 사업시행자인 한국농어촌공사는 이날 '나라장터'(G2B)에 백곡지의 증고(높임 정도)를 2m로 하는 내용의 시설공사 입찰공고를 했다.

공사는 추정공사금액을 토목공사 397억4천400만원, 전기공사 6억1천100만원, 건축공사 8억1천600만원 등 411억7천100만원으로 하고 공사기간은 내년 12월31일까지로 정했다.

내달 5일 사전심사를 한 뒤 현장설명회(4월12일)와 입찰신청(6월9일), 입찰(6월10일) 등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런 과정이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빠르면 상반기엔 둑높이기 공사가 추진될 전망이다.

앞서 기획재정부로부터 관련사업비 599억원을 확보한 농식품부가 입찰공고까지 내자 충북도는 당황하고 있다.

이달초까지만 해도 증고를 1.5m로 유지하는 방침을 고수했던 도는 농식품부에 사업계획 변경을 요청한다는 방침이지만 '때를 놓쳤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도 관계자는 "결국 정부가 중재안(1.5m)을 거부하고 원안을 강행하게 된 것인데, 그 동안 기울였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면서 "환경단체가 좀 더 빨리 의견결집(1.5m안 수용)을 이뤄졌으면 좋았을 뻔했다"며 아쉬워했다.

4대강사업에 원칙적 반대입장을 견지하던 시민단체 충북생명평화회의는 이날 충북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충북도의 조정안을 수용할 의사가 있다"는 급변한 입장을 밝혔지만, 공교롭게도 농식품부는 같은 날 원안을 밀어붙였다.

도는 앞으로 사업계획 변경을 농식품부에 요구할 계획이지만 백곡지 주변 주민들이 이미 '원안'을 수용하는 쪽으로 돌아섰기 때문에 농식품부의 사업변경 전제조건(주민 동의)을 갖추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