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의원이 뜬금없는 보도자료를 내 물의를 빚고 있다.

도의회 예결특위 부위원장인 이수한(민주·진천2) 의원은 12월24일 '진천 단설유치원 건립 예산을 내년 1회 추가경정예산 심의 때 반영해주겠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충북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명의로 냈다.

자료를 통해 그는 지난 10일 325회 도의회 정례회 당시 전액 국비인 진천 단설유치원 건립예산 78억원을 삭감한 배경을 설명한 뒤 "예결위는 교육청의 '사전조치'가 이뤄지면 예산을 다시 한 번 검토해 '승인'할 계획'이라고 단언했다.

사전조치는 단설유치원 설립에 관한 찬반 여론조사, 공청회, 토론회 등을 의미하는 것인데 교육청이 이런 절차만 밟으면 예산을 세워주겠다고 약속한 셈이 된다.

하지만 이 보도자료가 기사화된 직후 의회 안에서 동료 의원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임헌경(민주·청주7) 예결위원장은 "전체 예결위원의 의견을 듣지 않은 채 이 의원이 단독으로 발표한 것"이라며 "예결위 전체 의견이 아닐뿐더러 상당수 예결위원은 자료를 내지 말았어야 했다고 비판하고 있다"고 전했다.

상임위인 교육위원회와 예결특위를 거쳐 도의회 본회의까지 거쳐 삭감된 예산을 놓고 예결위원 13명 중 1명이 예산승인을 약속해주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란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선 단설유치원 예산삭감에 분노한 진천지역 학부모들을 달래기 위해 진천이 지역구인 이 의원이 '단독행위'를 한 것이란 분석도 내놓고 있다.

다른 예결위 소속 도의원은 "이 의원의 의도는 이해하지만 예결위원의 전체 의견인 양 자료를 배포한 건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진천학교학부모연합회와 진천학교운영위원협의회, 충북학교학부모연합회 등 5개 단체 회원 100여 명은 최근 도의회를 항의 방문해 단설유치원 설립예산 78억원을 전액 삭감한 배경을 밝히라고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다.

이들은 집회에서 "전액 국고로 추진하는 단설유치원 건립사업을 민주당이 장악한 도의회가 석연치 않은 이유로 방해하고 있다"며 "학부모의 90%가 찬성하는데도 도의회가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함으로써 진천지역 어린이들이 양질의 교육을 받을 권리를 침해당했다"고 주장했었다.

학부모단체는 당시 도의회에 '내년 추경에선 예산을 반드시 삭감하지 않겠다는 확약서를 써달라'고 요구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