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군 내 10여 개 사회단체로 구성한 '특별재난지역 선포 및 살처분 중단 촉구 범군민대책위원회'는 2월10일 오전 진천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AI와 관련한 정부의 예방적 살처분 확대를 중단하고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참여한 단체는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진천군지부를 비롯해 이장단협의회, 농민회, 여성농민회, 참여연대, 환경운동연합, 민주노총 지역대표자협의회, 축산협회, 양계협회, 축산업협동조합, 농업경영인연합회 등이다.

대책위는 "예방적 살처분 명분을 내세운 싹쓸이식 매몰은 외국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며 "진천지역에선 1마리의 닭도 AI 의심 증상이 없는데 3㎞ 반경에 있다는 이유로 닭 50만 마리를 살처분하는 것은 축산농가의 고통을 무시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살처분 전체 보상금의 20％를 재정이 열악한 지방자치단체에서 부담하도록 한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과 AI 발생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할 것도 촉구했다.

대책위는 "AI는 국가적 재난인 만큼 발생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 보상금은 물론 생계 지원비, 방역비를 전액 국비로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당 충북 중부4군 당원협의회 준비위원회도 이날 성명을 내고 "현재와 같이 살처분 위주의 대응 방식, 해당 농민에 대한 부실한 피해 보상과 지원 대책으로는 악순환을 반복할 가능성이 짙다"고 강조했다.

노동당은 ▲살처분 위주 AI 대응 방식 전면 재검토 ▲피해 농가에 현실적인 보상과 휴농 피해 보상 마련 ▲AI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는 예방책 마련 등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대책 수립과 매뉴얼 작성을 충북도와 진천군에 촉구했다.

정부는 구제역 상황이 끝난 2011년 7월22일 가축전염병예방법 시행령 11조(보상금 등)에 '보상금의 100분의 80 이상은 국가가 지급하고 나머지는 지방자치단체가 지급한다'는 조항을 신설해 열악한 재정의 지자체 재정 부담이 커지고 있다.

충북지역에서는 지난 2월9일까지 진천군 26농가 37만3580마리와 음성군 5농가 7만4440마리 등 31농가 44만8020마리의 오리와 닭을 살처분했고 앞으로 11농가 닭 42만6000마리를 추가 살처분할 계획이다.